<우리들이 주연!>



카시와기 츠바사 : 테루 씨, 카오루 씨, 읽었어요? 프로듀서의 어제 메일!

텐도 테루 : 응, 사무소의 프라이팬 손잡이가 떨어질 것 같다고.

카시와기 츠바사 : 그 메일 말고요. 하나 더 앞에 있는 일에 대한 메일이예요.

사쿠라바 카오루 : 하찮은 잡담 메일은 기억하고 있으면서 일에 대한 메일은 지나쳤냐.

텐도 테루 : 프라이팬이 망가질 것 같다는 메일도 하찮은건 아니잖아. 일에 대한 메일도 제대로 읽었다구. 우리들 DRAMATIC STARS가 드라마에 나온다는 얘기잖아?

카시와기 츠바사 : 게다가 오디션도 아니고 지명이래요! 이거 굉장해요!

텐도 테루 : 아아, 고마운 이야기지. 그런데 어떤 내용이지?

카시와기 츠바사 : 테루 씨, 메일 잘 읽은 거 맞아요?

텐도 테루 : 어...? 뭔가 써있긴 했는데...

사쿠라바 카오루 : 카시와기는 이번에 우리를 지명한 감독의 이름을 제대로 봤냐고 묻고 있는거다.

카시와기 츠바사 : 시로사와 아카리 감독이예요! 지금 방영하는 드라마, '격투 학생회'는 여성 시청자에게 폭넓게 화제가 되고 있어요.

텐도 테루 : 아아, 광고 많이 나오는 녀석 말이지. 그러고보니 우리 어머니가 푹 빠졌다고 했어.

카시와기 츠바사 : 테루 씨 어머니도 보신다니, 역시 화제작이네요.

텐도 테루 : 헤에, 그렇게 인기구나.

사쿠라바 카오루 : '격투 학생회'에 기용된 젊은 아이돌들은 지금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시로사와 감독의 작품은 남성 아이돌의 등용문이 아닌가 하는 말도 있지. 방영 시간대는 분명 시청률이 높게 나올 골든 타임이 되겠군.

카시와기 츠바사 : 틀림없이 그럴 거예요! 그런 시로사와 감독이 다룰 차기작이 이번에 우리들에게 오퍼가 들어온 드라마라는 거예요.

텐도 테루 : 그렇구나~ 츠바사는 그렇다 쳐도 사쿠라바까지 그렇게 잘 알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

사쿠라바 카오루 : 시장조사다. 유행하는 드라마 정도는 알아둬야 하지 않겠나.

텐도 테루 : 헤에~ 나도 봐 볼까. 어... 그게, 뭐였더라?

카시와기 츠바사 : '격투 학생회'예요. 굉장히 재미있는 드라마니까 테루 씨도 꼭 봤으면 좋겠어요.

텐도 테루 : 아아, 이번 주는 바빴던 일도 마무리될 것 같으니 한번 봐 볼까!



(요리하는 소리)

텐도 테루 : 아, 그러면 츠바사와 사쿠라바에게는 그렇게 전해줘. 아 그리고 보내준 기초 자료(資料;しりょう), 무지 도움됐어. 기초 없이는 못 할 일이라니까(しりょうとにはできない仕事だな。) 항상 고마워, 프로듀서. 응, 알았어. 내일은 10시까지 사무소에 갈게. 응, 자세한건 그 때라도 들려줘. 그러면 내일 보자구.

(자 그러면, 니쿠쟈가는 이제 끓이기만 하면 되고... 오늘은 이제 밥 먹고 자는 것만 남았나. 오랜만에 시간이 생겼네. 어, 그러고보니 츠바사가 말한 그 드라마,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고 했나. 

검색해볼까. '격투 학생회'...라. 오...오오오. 이게, '격투 학생회')



아야노코지 : 그러면 선생님은, 뭘 위해 이 학원을 떠난거야? 난 이런거 납득 못해!

시라토리 : 기다리게, 아야노코지 군!

고토쿠지 : 냅둬라.

시라토리 : 그래도!

고토쿠지 : 약한 녀석은 이 학생회에는 필요없다. 그건 너도 알고 있을텐데. 아니면 네가 대신 학생회를 떠날거냐.



텐도 테루 : (뭐야 뭐야... 이 분위기, 독특하다고 해야하나 뭐라 해야하나... 좋아, 시로사와 감독의 작품을 공부하는 것도 일하는 거겠지. 오늘은 니쿠쟈가 먹으면서 '격투 학생회' 봐 볼까!'





(문 여는 소리)

카시와기 츠바사 : 안녕하세요!

텐도 테루 : 안녕...

카시와기 츠바사 : 어어? 무슨 일이예요, 테루 씨? 안색이 안 좋아요.

사쿠라바 카오루 : 밤새서 드라마를 정주행했다고 한다. 나 참, 자기관리도 못 할 줄이야.

텐도 테루 : 사무소에는 제대로 왔으니까 됐잖아. 것보다 너도 밤샐 때 있잖아.

사쿠라바 카오루 : 난 무엇을 하더라도 내 상태와 한계를 파악한 후에 행동한다.

카시와기 츠바사 : 저기, 싸우지 마세요.

텐도 테루 : 앗차, 미안 미안.

카시와기 츠바사 : 테루 씨, 괜찮아요?

텐도 테루 : 뭐, 오늘 협의를 빨리 끝내고 집에서 자면 나을걸. 하~암. 그냥 수면부족이니까.

카시와기 츠바사 : 밤새서 드라마 정주행인가요. 상당히 재미있는 드라마인가봐요. 어, 혹시 '격투 학생회'인가요?

텐도 테루 : 츠바사가 추천해줘서 보게 되니까 진짜 재미있어서 말야.

카시와기 츠바사 : 와~아, 테루 씨가 봐 줬다니 기뻐요. 어땠어요?

텐도 테루 : 세계관이 독특해서 처음에는 당황했는데 보다보니 점점 빠져들어서 말야.

카시와기 츠바사 : 잘 알죠~ 이야기가 복잡하게 얽혀서 매 회 예상못하는 전개가 나오잖아요.

텐도 테루 : 주인공인 시라토리의 성장물로서도 이야기가 깊어. 계속 변해가는 주인공이라고나 할까.

카시와기 츠바사 : 테루 씨는 어떤 등장인물이 좋나요?

텐도 테루 : 음...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역시 시라토리려나.

카시와기 츠바사 : 전 아야노코지 군이 좋아요. 

사쿠라바 카오루 : 난 고토쿠지로군.

텐도 테루&카시와기 츠바사 : 사쿠라바?/카오루 씨?

텐도 테루 : 뭐야, 사쿠라바도 봤잖아.

사쿠라바 카오루 : 유행하는 컨텐츠에 대한 연구는 빼놓지 않는다고 전에도 말한 것 같다만.

카시와기 츠바사 : 보고 있던거면 얘기해주세요~ 카오루 씨와도 '격투 학생회'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어요.

사쿠라바 카오루 : 나는 시장조사를 위해 보고 있을 뿐이다. 너희들과 감상회를 하고 싶었던게 아니라.

텐도 테루 : 말은 그렇게 해도 제대로 즐기면서 보고 있잖아. 사쿠라바는 고토쿠지를 좋아하는구나~ 상상대로야.

사쿠라바 카오루 : 좋아한다고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만, 너희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렇게 되겠지. 그의 방식은 공감도 되고 현재 학원 내에서 가장 힘을 가지고 있는건 고토쿠지다. 나 자신의 호불호라기보다는 그는 정당하게 평가받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카시와기 츠바사 : 헤에~ 뭔가 카오루 씨다워요.

사쿠라바 카오루 : '격투 학생회'의 인기 요인으로는 독특한 세계관이나 파란만장한 이야기 전개도 있지만 먼저 시라토리, 아야노코지, 고토쿠지 세 사람을 포함한 개성 풍부한 등장인물이 나오지 않나.

카시와기 츠바사 : 정말 다양한 등장인물이 나오지요.

텐도 테루 : 그게 여자들에게 인기있는 이유라는 얘기도 나왔지.

사쿠라바 카오루 : 이번 드라마에서는 우리들이 그런 매력적인 등장인물을 연기해야 한다. 그런 자각은 있겠지?

텐도 테루 : 으음... 그렇군!

카시와기 츠바사 : 확실히 감동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되겠네요. 시로사와 감독의 차기작이라고 하면 분명 '격투 학생회'의 팬 분들도 우리들의 드라마를 볼 테고, '전작이 좋았다' 같은 말이 나오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겠네요.

텐도 테루 : 그렇지. 그런걸 염두에 두면서 한 번 더 봐 볼까? 고마워, 사쿠라바.

사쿠라바 카오루 : 감사를 들을 만한 말은 안 했다만.

텐도 테루 : 솔직하지 않다니까.

카시와기 츠바사 : 저도 다시 정주행해볼래요. 그렇게 생각하면서 감상하면 보는 관점도 달라지겠네요.

텐도 테루 : 아직 자세한 건 정해지지 않았지만, 좋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있어! 대본이 도착할 때까지는 각자 시로사와 감독의 각 작품을 연구하는거야!

카시와기 츠바사 : 네!

사쿠라바 카오루 : 훗...

<멋진 시장을 대조사>



텐도 테루 : 안녕하세요~!

(츠바사와 사쿠라바는 아직인가. 프로듀서도 직전까지는 다른 일이 있다고 했지. 첫 대면, 너무 일찍 도착했나. 뭐, 너무 빨리 왔다 싶은게 딱 좋은걸지도. 아무래도 이번에는 타이틀도 정해져서 더욱 기대감이 높아지는 드라마 'ASAP'의 첫 대면이니까. 실례가 되지 않도록 해야지.)

그 의자 괜찮을까요?

시로사와 감독 : 네?

텐도 테루 : 의자, 한가운데에 배치하려고 하는거죠? 첫 대면을 위해. 저도 도울게요.

시로사와 감독 : 아아, 감사합니다. 하지만 신경쓰지 마시길.

텐도 테루 : 아뇨아뇨, 저도 너무 빨리 와서 할 일도 없어서.

시로사와 감독 : 아뇨, 그래도... 텐도 씨 맞으시죠? 이건 금방 끝나니까 앉아서 기다려 주세요.

텐도 테루 : 어? 저 아시나요? 기쁜걸요!

시로사와 감독 : 아하하, 예전부터 알았습니다. 심야 드라마에 게스트로 나오신 적이 있죠? 저는 그 때부터 텐도 씨의 팬이라서요.

텐도 테루 : 심야 드라마라니... 그 드라마, 보셨나요? 저도 힘껏 노력했다고 생각한 드라마라서 뭔가 감회가 깊네요.

사쿠라바 카오루 : 텐도.

텐도 테루 : 어, 사쿠라바에다 츠바사! 이제 왔구나. 있잖아 들어봐! 이 스탭분, 내 팬이래!

사쿠라바 카오루 : 텐도... 너는...

카시와기 츠바사 : 테, 테루 씨... 그 사람...

텐도 테루 : 응?

사쿠라바 카오루 : 네가 얘기한 사람은 시로사와 아카리 감독이다.

텐도 테루 : 어, 뭐라고??

카시와기 츠바사 : 뭔가 실례되는 말을 하지 않았다면 다행인데요...

텐도 테루 : 대단히 죄송했습니다!! 분명 스탭분이실거라 생각하고...

사쿠라바 카오루 : 나 참... 너란 녀석은.

시로사와 감독 : 부디 신경쓰지 마시길. 오히려 텐도 씨의 인품을 접할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텐도 테루 : 인품? 아하하...

카시와기 츠바사 : 마음이 넓은 분이라 살았네요... 테루 씨.

시로사와 감독 : 제가 텐도 씨, 사쿠라바 씨, 카시와기 씨의 팬이라는건 진심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지명했습니다. 좋은 연기, 기대하고 있습니다.

전원 : 네!



카시와기 츠바사 : '여기가 사이코 상사(商事). 오늘부터 내가 일할 회사인가. 어엇...'

사쿠라바 카오루 : '실례.'

카시와기 츠바사 : '죄송합니다! 방금 그 사람, 차기 사장에 가장 가깝다는 히라바야시 전무였지. 바빠보이네... 저 사람과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거니까 나도 잘 하지 않으면.'

텐도 테루 : (중후하게) 어~이. 너 신입이지? ...음, 조금 다른가. (가볍게) 어~이, 너 신입이지? 점심 먹었냐?

사쿠라바 카오루 : 텐도.

텐도 테루 : 어?

사쿠라바 카오루 : 한눈팔지 마라. 대본 리딩 중이라고. 네 차례다.

텐도 테루 : 아차 큰일날 뻔했네. '어~이, 너, 신입이지? 점심, 먹었냐?'

카시와기 츠바사 : 테루 씨, 그런 연기로 할 거예요?

텐도 테루 : 응, 이번 캐릭 설정을 나 나름대로 부풀려봤어. 어때?

카시와기 츠바사 :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아, 아까... 어...'

텐도 테루 : '신도야. 점심 어디서 먹을지 안 정했으면 함께 어때?'

카시와기 츠바사 : '아, 네! 저는 미야와키라고 해요.'



사쿠라바 카오루 : '하, 교섭 결렬이군.'

카시와기 츠바사 : '그럴 수가... 지금부터 4천 개의 부품을 준비하라니... 신도 씨? 어디 가시나요?'

텐도 테루 : '내가 얘기하고 올게. 이건 내 문제야!'

시로사와 감독 : 거기까지.

카시와기 츠바사 : 아, 감독님...

시로사와 감독 : 텐도 씨.

텐도 테루 : 아, 네!

시로사와 감독 : 방금 대사는 어떤 마음으로 하신 건가요?

텐도 테루 : 마음... 그렇군요. 얼마 전 감독님이 촬영하신 '격투 학생회'를 봐서...

시로사와 감독 : 아... 그건 감사합니다.

텐도 테루 : 등장인물이 굉장히 매력적이라 감동했습니다. 저도 이 작품으로 시청자의 마음에 남는 표현을 하고 싶어서 이것저것 연구중입니다만.

시로사와 감독 : 그렇...습니까... 텐도 씨는 '격투 학생회'의 등장인물의 어떤 부분에 매력을 느끼셨나요?

텐도 테루 : 그렇군요. 역시 미스테리하면서도 개성적인 부분이죠.

시로사와 감독 : 그렇습니까...





(들어오는 소리)

텐도 테루 : 하...

카시와기 츠바사 : 수고하셨어요.

텐도 테루 : 아니, 처음 보는 얼굴이 많은 회합은 어깨에 힘이 들어가네. 차 태워줘서 고마워, 프로듀서.

카시와기 츠바사 : 다들 좋은 분들이라 다행이예요.

텐도 테루 : 아아, 그건 고마운 일이었지. 하...

사쿠라바 카오루 : 뭔가 걸리는 일이라도 있나.

텐도 테루 : 아니 그게... '격투 학생회'를 참고로 캐릭을 만들려고 했는데 좀 어긋난 느낌이 들어.

사쿠라바 카오루 : 아아, 내가 인식한 것과 같아서 안심했다.

텐도 테루 : 어, 그건 너도 내가 어긋났다고 생각한거냐?

사쿠라바 카오루 : 그거 외엔 없잖냐. 당연한걸 굳이 확인하지 마라.

텐도 테루 : 내가 직접 말하는건 상관없지만 너한테 지적받으면 뭔가 화가 난다니까.

사쿠라바 카오루 : 현실을 못 받아들이는거냐. 유치하게.

카시와기 츠바사 : 테루 씨, 카오루 씨.

사쿠라바 카오루 : 사실을 말할 뿐이다. 위로받으려고 입에 담은거냐?

텐도 테루 : 너 말야... 네 말대로야.

사쿠라바 카오루 : 연기 플랜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는건 나도 마찬가지다.

카시와기 츠바사 : 저도예요. 본격적으로 촬영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해야겠는데...

전원 : 하...





아나운서 : 그런 의미에서 여성이 두근거리는 남성의 행동 제 3위는! 넥타이를 느슨하게 한다, 였습니다.

텐도 테루 : 흠흠... 넥타이를 느슨하게 한다... 이렇게? 어때, 츠바사.

카시와기 츠바사 : 괜찮을지도 모르겠네요! 멋지지 않나요?

텐도 테루 : 오, 역시 그런가? ASAP 촬영 때 이 동작을 해도 좋을지도. 헷, 자, 어디!

사쿠라바 카오루 : 후... 유치한 놈.

텐도 테루 : 뭐 어째? 나는 드라마를 성공시키기 위해 이것저것 연구하고 있다구. 너도 말했잖아. 시장조사라고.

사쿠라바 카오루 : 네 장난과 똑같이 말하지 않았으면 하는군.

텐도 테루 : 뭘 하더라도 웃음은 필요하다구. 너도 조금은 웃는게 낫지 않냐? 입꼬리 내리고 굳어가지고는. 못 움직이게 된다구~? 에잇!

사쿠라바 카오루 : 마히지 마하! 뭐 하는 거냐!

카시와기 츠바사 : 진짜... 뭐 하세요 둘 다.

(문 열리는 소리)

아쿠노 히데오 : 오, 테루. 그리고 카오루와 츠바사.

카시와기 츠바사 : 히데오에다 류 군, 세이지 씨. 안녕하세요.

텐도 테루 : 안녕!

키무라 류 : 안녕하세요!

신겐 세이지 : DRAMATIC STARS, 전원 집합이군. 오늘은 무슨 일이 있는건가?

카시와기 츠바사 : 오전에 대본이 도착했길래 받으러 왔고, 오후부터는 레슨인데요. 애매하게 시간이 남아서.

아쿠노 히데오 : 그러고보니 들었어. 화제의 드라마에 출연하게 됐다고 말야. 그것도 지명으로.

키무라 류 : 아! 그거라면 저도 프로듀서 씨에게 들었어요! 성인 여성이 타겟인 모양이예요.

신겐 세이지 : 그러면 듬직한 DRAMATIC STARS를 볼 수 있겠군.

텐도 테루 : 맞아 맞아, 잘 기억해줬네. 빈 시간에도 다음 드라마 촬영을 위해 시장조사를 하고 있다는거야.

아쿠노 히데오 : 시장조사...?

텐도 테루 : 다들 봐 줘! 내 가슴근력을! 헛! 어때?

아쿠노 히데오 : 어때...라고 물어봐도...

키무라 류 : 뭔가 안 좋은 거라도 드셨나요? 테루 씨.

신겐 세이지 : 미안하다. 나도 무슨 일인지 이해가 안 됐다.

텐도 테루 : 어라?

사쿠라바 카오루 : 이걸로 알았겠지. 텐도를 상대하는건 완전히 시간낭비라는걸.

텐도 테루 : 일단 설명하자면 말야...

사쿠라바 카오루 : 상처만 벌어질 뿐이다. 그만 해라.

텐도 테루 : 그러니까, 아까 류가 말한 대로 이번에 우리가 출연하는 드라마는 여성 타겟으로 나는 여자들을 두근거리게 하는 비즈니스맨을 연기해야 한다구.

키무라 류 : 하아...?

텐도 테루 : 그래서, 이런게 여성에게 먹힌다니까 해 봤는데... 어때?

아쿠노 히데오 : 아까는 그런 의미였군.

텐도 테루 : 그런 의미야.

카시와기 츠바사 : 여자들이 두근거리는 동작에 대해 테루 씨에게 어드바이스를 해 달라는 부탁을 듣긴 했는데요... 저도 잘 몰라서.

키무라 류 : 여자라면... 정말 두근거릴까요?

신겐 세이지 : 음... 나도 여자들 마음은 모르지만 과연 어떨지...

텐도 테루 : 안 된다는 거야?

사쿠라바 카오루 : 봐라, 말한 대로 시간 낭비였잖나.

텐도 테루 : 그럼 뭘 해야 사회인 여성의 마음을 확 잡을 수 있는건가 알려줘!

아쿠노 히데오 : 호쿠토 씨나 루이라면 모를까 그걸 우리한테 물어보냐?

키무라 류 : 확실히

카시와기 츠바사 : 그렇죠...?

신겐 세이지 : 나도 방법이 없다...고 말하고 싶다만. 그렇게 여자라는 부분에 집착하지 않아도 되는게 아닌가?

아쿠노 히데오 : 무슨 뜻이야?

신겐 세이지 : 이성의 마음을 상상하려고 하니까 알 수 없어지는거다. 여성만으로 제한하지 않고 자신이 감동받을 때는 어떤 순간인가를 상상하는게 낫지 않겠나?

사쿠라바 카오루 : 그건 그렇군. 너는 여성 타겟이라는 점에 너무 집착한게 문제다.

텐도 테루 : 윽... 과연, 그런건가.

아쿠노 히데오 : 요약하자면 같은 장소에서 일하는 동료에게 호의를 가지는건 어떤 순간인가 하는 거지?

카시와기 츠바사 : 그거라면 저도 상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신겐 세이지 : 아아, 여기 있는건 전부 사회 경험이 있는 녀석들이고. 전직 시절의 경험도 살릴 수 있겠지.

키무라 류 : 전직 시절의 경험이라... 분명 그런 적이 없진 않았던 것 같은데...

아쿠노 히데오 : 헤에, 궁금해지는데.

키무라 류 : 굉장히 엄격하고 잘 웃지 않는 선배가 있었는데요, 그 선배와 같은 구조대가 되었을 때, 그 사람 현장에서 아이를 구출한 다음에 굉장히 상냥한 얼굴로 아이를 쓰다듬어 줬어요. 아이들에게는 친절하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다른 사람에게 엄격한건 그 사람을 상처입히고 싶지 않아서, 위험한 일을 겪게 하지 않으려고 그런거구나 하고 알게 돼서... 그렇게 많이 얘기는 못 해보고 저는 소방관을 그만뒀지만요. 좋은 사람이었지~ 하고 지금도 생각해요.

텐도 테루 : 그렇구나! 일하면서 누군가를 멋지다고 생각한 순간이라는 느낌이군.

카시와기 츠바사 : 표현이 서툴러서 그렇지 상냥한 사람은 많이 있으니까요.

키무라 류 : 그러면 츠바사 씨는 뭔가 없나요?

카시와기 츠바사 : 흠... 그거라면 역시 상황판단이 정확하고 빠른 사람을 동경하게 돼요. 선배 파일럿이 상당히 연배가 있으신 분인데 조금이라도 이레귤러 상황이 발생하면 금방 알아챘어요. 그렇게 됐을 때의 대응도 차분하면서도 재빠르고. 저도 그런 파일럿이 되고 싶었는데 말이죠. 파일럿 생활 몇 년을 하면 그런 멋진 사람이 되는 걸까요. 아. 제 에피소드라면 이런 느낌이라고 할까요.

사쿠라바 카오루 : 현장에서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 멋있다... 당연한 일이군.

텐도 테루 : 그러면 사쿠라바, 너도 일 잘하는 사람을 동경한 적이 있는거냐?

사쿠라바 카오루 : 그렇군. 학생 시절에 지도받은 교수를 존경하고 있다. 지금도 논문이 발표되면 빼놓지 않고 읽고 있다.

텐도 테루 : 너 말이다. 교수를 존경한다니 당연한거 아니냐.

사쿠라바 카오루 : 뭔가 문제라도? 애초에 네 배역연구를 위해 근거를 제공할 의리가 나에게 있나?

텐도 테루 : 무슨 남일처럼 얘기하냐. 너도 고민했잖아.

사쿠라바 카오루 : 그랬지... 내 연기도 완벽하다고 하기에는 너무 멀었다. 여기에 대해서는 나도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텐도 테루 : 그러면 뭔가 그럴듯한 에피소드 없는거냐?

사쿠라바 카오루 : 나한테 더 이상 바라지 마라.

신겐 세이지 : 확실히 그것도 그렇군.

아쿠노 히데오 : 그러면 신겐은 어때?

신겐 세이지 : 아까부터 생각하고는 있었다만, 나는 있다.

아쿠노 히데오 : 뭐라고?

키무라 류 : 세이지 씨에게?

신겐 세이지 : 너희들 반응이 왜 그런거지...

아쿠노 히데오 : 아니 어쩌다 보니...

키무라 류 : 아하하... 죄송합니다.

텐도 테루 : 헤에... 들려줘. 세이지 씨는 언제 감동했어?

신겐 세이지 : 말해두는데 정말 별 것도 아닌 일이야.

카시와기 츠바사 : 괜찮아요. 알려주시는 것만으로도 참고가 돼요.

신겐 세이지 : 그런가... 자위관 시절에 야외 연습 중이었나. 자위관의 연습이라는건 위장복을 입고 배낭을 지고 실전에 가까운 감각으로 행군을 하는 것이다만, 그 행군 중이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나도 동료도 완전히 지쳐서, 휴식하기로 하자마자 나는 배낭을 내리고 들판에 쓰러졌지. 격한 행군을 한 뒤였으니까 기분이 좋았어. 그런데 옆을 보니 동료는 배낭을 멘 채 계속 서 있었지.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그 근방에 꽃이 피어 있으니까. 꽃을 뭉개는게 아깝다고.

키무라 류 : 순정만화같은 세계네요!

카시와기 츠바사 : 저 좀 두근거렸어요.

아쿠노 히데오 : 나도 있어. 야근 끝나고 후배와 규동 먹으러 가서 말이지, 야근 끝내고 나면 그 독특한 연대감이 있지. 평소에는 얘기하지도 않을 사적인 일까지 얘기하고 말야. 거리가 순식간에 좁혀진 기분이 들었어.

신겐 세이지 : 무슨 뜻인지 알겠군. 한솥밥을 먹은 동료라는 말도 있듯이, 함께 밥을 먹으면 훨씬 인연이 깊어지는 것이지.

사쿠라바 카오루 : 호감도가 오르는 예로는 가장 납득가는군. 애초에 식사를 함께 한 사람과 친밀해진다는건 일반론이고 나는 그런 마음의 변화를 느낀 적은 없다.

텐도 테루 : 너, 우리들과 몇 번이나 밥먹으러 갔으면서 무슨 소리 하는거야.

사쿠라바 카오루 : 무슨 과잉반응을 하는거냐. 식사했다고 너희들과 친밀해진 적은 한 번도 없다.

텐도 테루 : 그 때도 저 때도 즐거워했으면서!

사쿠라바 카오루 : 화제가 빗나갔다. 반론할 이유가 없군.

카시와기 츠바사 : 진짜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로 싸우지 마세요.

신겐 세이지 : 하하, 상당히 인연이 깊어진 모양이군.

아쿠노 히데오 : 나도 류도 말했고, 신겐과 츠바사와 카오루와... 얘기 안 한건 테루밖에 없나.

키무라 류 : 그러네요! 테루 씨도 들려주세요! 이전 직장에서의 에피소드!

사쿠라바 카오루 : 이건 드라마의 연기에 참고하기 위한 리서치였을텐데 왜 너희들이 듣고 싶어하나.

아쿠노 히데오 : 뭐, 그냥 재밌잖아.

키무라 류 : 이만큼 들었으니 듣고 싶어요!

신겐 세이지 : 히데오, 류.

카시와기 츠바사 : 아하하, 뭐 상관없잖아요. 저도 그냥 듣고 싶어요.

텐도 테루 : 나? 나는... 그러게... 그런 적이 있었나...

아쿠노 히데오 : 우리들한테는 그렇게나 많이 들었으면서. 자신은 빠져나갈 생각이냐?

텐도 테루 : 그럴 생각은 아닌데 말이지. 아, 나한테도 있었군.

카시와기 츠바사 : 정말인가요?

텐도 테루 : 아아, 법률 사무소 동기 중에 한 명, 뭐라하지 사쿠라바같은 타입이 있었어. 동기 모두와 밥 먹으러 가기는 했지만 그 녀석과는 그렇게 친하지 않아서 말야. 입사하고 반년 지났을 무렵 잔업 때문에 사무소에 남아있는데 어느 샌가 둘만 남아있게 됐어.

아쿠노 히데오 : 뭔가 말했어?

텐도 테루 : 아니, 제대로 말도 못 붙였는걸. (나머지 : 에엣?) 서로 말하진 않아도 일 열심히 하는구나~ 하는건 전해졌어. 쟤도 열심히 하니까 나도 열심히 하자고 힘이 나기도 해서. 그래서 내가 피곤해서 책상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으니까 드링크 서버에 있던 커피를 책상에 슬쩍 놔뒀더라구. 그건 좀 감동했지.

아쿠노 히데오 : 헤에...

카시와기 츠바사 : 뭔가 좋네요. 말은 거의 안 했어도 서로 일을 열심히 하는 걸로 분발할 수 있는 관계라니.

텐도 테루 : 아아, 그 때 그 일은 인상적이라서.

신겐 세이지 : 지금도 분명 그 사람은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고 있겠지. 테루가 아이돌로서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가끔씩 TV에서 보면서 말이다.

텐도 테루 : ...! 아아, 그러면 좋겠는데.





<ASAP~드디어 방영개시>



텐도 테루 : 그런 일도 있었지. 츠바사, 기억해?

카시와기 츠바사 : 기억해요. 어쩌다 사무소에 찾아온 히데오와 류 군과 세이지 씨에게 예전 직장에서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었을 때 말이죠?

텐도 테루 : 응, 이것저것 참고가 됐어. 나는 결국 겉으로만 멋지게 보이는 것에만 너무 집착했네.

사쿠라바 카오루 : 아아, 첫 대본 리딩 때의 네 연기는 심각했다.

텐도 테루 : 너도 어떻게 연기하면 좋을까 망설였잖아.

사쿠라바 카오루 : 너처럼 엇나가진 않았다만.

텐도 테루 : 시행착오라는거야. 거 참.

카시와기 츠바사 : 테루 씨 마음 속에서 겉으로만 보이는게 아니라 진짜 멋진게 어떤건지 정리가 되어서 다행이예요.

텐도 테루 : 아아, 일하는 남자의 멋짐이라는건 말야, 쿨한 척 하거나 미스테리어스하게 행동하는게 아니라 일에 대해 진지하게 맞서는 것, 그리고 경험을 양분으로 삼는 것, 그런 거라고 생각해. 그렇다고 해서 그걸 드라마 안에서 표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내 역량도 아직이고.

카시와기 츠바사 : 저도 마찬가지예요. 모든 분들이 공감해줄만한 배역이 될 수 있을까.

사쿠라바 카오루 :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맞서기 때문에 인간적인 매력이 생겨나지. 사회인 여성을 타겟으로 한다면 그 부분을 확실하게 표현해야 한다.

텐도 테루 : 그러고보니 벌써 CM 방영이 시작된 모양이야. SNS에서는 한참 화제라고 프로듀서가 그랬어.

카시와기 츠바사 : 생각한 것 이상으로 화제작이 될 것 같아요.

사쿠라바 카오루 : 어떻게든 성공시켜서 DRAMATIC STARS라는 이름을 알리도록 하자.

텐도 테루 : 아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들을 알리고 싶어.



(책상 내리치는 소리)

사쿠라바 카오루 : '미야와키. 이건 사표인가?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 알고는 있나?'

카시와기 츠바사 : '네. 알고 있습니다. 이게 제 각오입니다!'

(차 멈추는 소리)

텐도 테루 : '또 빨간불인가. 제길. 아저씨, 미안, 뛰어갈게! 택시비는 여기, 거스름돈은 됐어!'

(달려가는 소리)

텐도 테루 : '(목적지까지는 얼마 안 남았어. 달려가면 시간에 맞을까.)'

카시와기 츠바사 : (달려오는 소리) '신도 씨!'

텐도 테루 : '미야와키? 어째서?'

카시와기 츠바사 : '신도 씨만 보낼 수 없어요! 이건 제 문제이기도 하니까!'

텐도 테루 : '미야와키...'

카시와기 츠바사 : '자, 서두르자구요. 우리는 반드시 시간 안에 도착해야 하니까.'

텐도 테루 : '아아, 전속력이다.'

사쿠라바 카오루 : '미야와키, 신도... 너희들은 너희들의 길을 가라. 나는... 내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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