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1화> 그림자 세계의 문을 두드리고

 

에디 : 여, 테오. 역시 여기 있었냐.

테오 : 아아, 에디인가. 잠깐... 이것저것 생각하느라.

에디 : 그럴거라고 생각했지. 너, 고민이 있으면 항상 여기로 오잖아.

테오 : 딱히 상관없잖나.... 이 장소가 좋을 뿐이다. 여기라면 바람을 느낄 수 있지. 어두운 슬럼가에 틀어박혀있으면... 가끔씩 숨이 막혀.

에디 : 그건 동감이다. 나 참, 부자들은 좋겠어. 저런 큰 건물에서 좋은 풍경만 보고 살겠지. 땅에 붙어 사는 우리들 따위, 보이지도 않겠지.

테오 : ...야, 에디. 너, "이그니스"라고 알고 있나.

에디 : ...아아, 경찰 스파이 조직이지. 역시 너한테도 연락이 간 모양이군. 슬럼가에 사는 우리들에게 부탁한다는건 뒷골목 사정에 밝은 녀석이 필요하다는 거겠지. 우리들의 실력을 나타낼 좋은 찬스가 아니겠나. 뭐, 보수도 나쁘지 않고, 나는 받아들일 생각이야. ...왜 그래, 테오?

테오 : 이봐, 에디. 나는 솔직히 불안해. 지금까지 경찰이 뭘 해줬지? 갱단 놈들은 이 거리에서 맘대로 살고 있지. 그런데 경찰은 우리들을 지켜주지도 않았어. 그 녀석들은.. 우리같은 슬럼가 사람들 따위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겠지. 그런 놈들에게 협력하는건 단지 편하게 이용당할 뿐이 아닐까?

에디 : 뭐, 하고 싶은 말은 알겠어. 하지만 이게 찬스라는 것은 틀림없잖아? 빈궁한 삶에서 빠져나기만 하는게 아냐. 스트리트에서 커다란 얼굴을 한 갱단, 말로는 언제나 잘나신 경찰... 지금까지 우리들을 슬럼가 쓰레기로 내려다본 놈들에게 한 방 먹여주겠어.

테오 : 에디. 나는...

에디 : 테오. 약속했지. 우리들은 힘을 모아서 지금의 삶에서 빠져나가기로. 슬럼가에서 자랐다고 모든 걸 포기하는건 싫어. 이용당하기만 하지는 않겠어. 우리들이 그들을 이용해서 이 사회를 바꿔보자구.

테오 : ...아아, 먼저 눈 앞에 있는 찬스를 쥔다. 우리들의 힘을, 보여주자구.

에디 : 그래. 우리들은, 단지 맘대로 쓰이고 버려지는 쓰레기 따위가 아냐. 우리들은 슬럼을 비추는 등불이 되는거다.

 

 

 

 

[슬럼가]

 

유리 : ...여기가 지정된 장소구나. 골목길 안쪽에서도 더욱 안쪽... 맘대로 버려진 슬럼가의 한가운데잖아.

(정말 여기에 "이그니스"의 본거지가 있는거야? 나, 이상한 곳으로 튕겨난건... 아니야. 난 오늘부터 조직의 일원이야! 경찰에 들어가고 싶었던 꿈이 드디어 이루어진거야. 사회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나쁜 녀석들에게서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어디라도 전력을 다하겠어. 되는게 없던 열등생은 이제 없어. 나는 훈련과정을 수료해서 인정받았어. 실전에서도 실력을 나타내서, 바로 한 사람 몫을 해낼거야. 누군가의 하위호환 소리따위 이제 듣지 않을거야!)

나는 유리. "5차로 앞의 십자로"에서 왔다.

문 너머 목소리 : ...그렇군. 단골손님의 심부름인가. 환영하지. 들어오게.

 

 

 

<공연 2화> 화톳불 앞에 모이다

 

[이그니스 거점]

 

미하일 : 여어, 왔냐. 네가 오늘부터 배속된 신인이군. 나는 미하일. 잘 부탁한다.

유리 : 네, 네! 저는... 유리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미하일 : 하하, 뭐 그렇게 긴장할 필요는 없어. 이제부터 함께 할 동료니까. 소개하지.

유리 : 아, 너...!

 

 

 : 이런, 여기에서는 킬이다. 예전 버릇대로 편하게 본명을 부르지 말라구.

대니 : 아는 사이냐? 생긴 것도 닮았고. 형제인가.

 : 그거, 자주 들어. 그래도 유감스럽지만 틀렸어. 훈련과정 동기야.

유리 : 응. 분명 킬은 정보쪽 분야에서 우수했어. 나보다 훨씬 빨리 배속이 정해져서...

 : 뭐, 추억 이야기는 나중에 해도 되잖아. 미하일, 소개는 빠르게 끝내자.

미하일 : 이쪽은 대니. 말수가 없는 친구지만 실력은 내가 보증하지. 그리고 리더인 레너드다. 좀 어렵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엘리트인만큼 우수한 녀석이야.

유리 : 저... 잘 부탁합니다! 나, 금방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레너드 : ...이 녀석이 대타인가. 리더 대신 이런 신인을 보내다니. 본부는 사람이 부족한 모양이군. 뭐, 킬의 대역 정도로는 써먹을 수 있으려나.

 : 야, 뭐야 그런 말투는. 넌 항상 그렇게 잘난듯이...

레너드 : 부대에 배속된 이상 실력이 없으면 실전에서 깨질 뿐이다. 훈련과정 수료는 최소한의 능력이 있다는 보증밖에 안 돼. 나는 사실을 말하고 있을 뿐이다. 달리 의견이 있나?

 : 말이 옳은 것과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별개야. 정말, 미하일 쪽이 훨씬 리더에 어울린다고 생각해.

레너드 : 미하일의 실력에 대해서는 나도 동의하지. 리더에 어울리는 인재라는 것도. 하지만 정규 훈련과정을 끝내고 배속된 사람이 아니면 팀 리더는 맡을 수 없어. 그건 너도 잘 알고 있지 않나.

대니 : 그 정도로 끝내둬. 바뀌지 않는 것을 아무리 말해도 소용없다. 작전 확인을 계속 하지.

레너드 : 흠. 이번 작전에서는 우리들 이그니스의 겉모습인 갱 말단조직을 이용해 위법물품의 거래에 나선다. 중요한건 상부조직이지만 그들은 어째서인지 꼬리를 보이지 않아. 일단 말단에서 조금씩 정보를 회수하지.

 : 이번 거래가 성공하면 유력한 증거 하나를 얻을 수 있어. 중요임무야.

미하일 : 그런 셈이다. 긴장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잘 해야지?

유리 : ?

레너드 : 나참, 이해가 느린 녀석이군. 너는 오늘부터 배속됐잖나. 아직 훈련생 마인드라면 걸리적거릴 뿐이다.

미하일 : 이봐 레너드. 신인에게 너무 따끔하잖아. 너도 뭔가 말해봐.

대니 : 미안하지만 나는 레너드에게 동감한다. 조금 마음이 풀려있다고 생각해. 솔직히 아직은, 신용할 수 없어.

미하일 : 갑작스런 이야기로 곤란해졌을지도 모르지만... 두 사람 말대로 너도 이그니스 일원이다, 유리. 너도 이 임무에 참가해줬으면 하는군.

유리 : 어? 나도...!? 그렇다는 것은 이것이 첫 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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