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STAGE EPISODE : 10 Legenders 드라마파트
<마을 한 구석에 잠든 기억>
키타무라 소라 : -보름달 향해 머나먼 고향 땅을 겹쳐보노라-. 이 비석, 하이쿠가 써져 있었구나~
(상점가 한 구석에 있는 작고 쓸쓸한 이나리 신사. 뻥 뚫린 땅 한 켠에 비석이 있다니 전혀 눈치 못 챘어.)
옆에 이름이 써져 있네. '사카모토 소우에몬. 케이초(慶長) 9년(*1604년). 케이초가 언제였더라... 에도 시대였지. 아마도 이 사카모토 소우에몬 씨가 읊은 시구려나. 처음 보는 이름인데~. 고향이라니, 어디에서 온 사람일까.
아, 시간... 생각보다 오래 있었어. 사무소로 얼른 가야지.
키타무라 소라 : 안녕하세요.
코론 크리스 : 안녕하세요, 소라.
쿠즈노하 아메히코 : 안녕.
키타무라 소라 : 크리스 씨, 아메히코 씨, 그리고 프로듀서 씨. 역시 오늘은 내가 제일 늦었네~.
쿠즈노하 아메히코 : 오늘은 별일로 너답지 않게 늦었군.
키타무라 소라 : 집을 나온 시간은 빨랐는데, 좀 길을 돌아서 오느라~
코론 크리스 : 어라, 쇼핑하셨나요.
키타무라 소라 : 아니, 그게, 역 앞의 상점가에 신사가 있는 거 알아~?
코론 크리스 : 신사 말인가요?
키타무라 소라 : 으응. 분명 옆에 있던게 오래된 킨츠바 가게였나~ 번화한 거리 그 속에도 조용히 사당있으니.
쿠즈노하 아메히코 : 눈치 못 채는게 무리도 아니지. 그다지 눈에 안 띄니 말이다.
키타무라 소라 : 아메히코 씨는 아는구나~.
쿠즈노하 아메히코 : 훗. 작은 신사지만 거기는 공기가 좋지. 근처 주민이 자주 청소를 하거나 정돈을 하고 있잖나.
키타무라 소라 : 확실히, 낡긴 했지만 쓸쓸하다는 느낌은 없었네~
코론 크리스 : 그 신사에 무슨 일이 있나요?
키타무라 소라 : 거기에 비석이 있고, 비석에 하이쿠가 써져 있었어~.
쿠즈노하 아메히코 : 그러니 너는 신경쓰일 만 하겠군. 어떤 하이쿠였지?
키타무라 소라 : 분명... 어라? 뭐라고 써져 있더라...
쿠즈노하 아메히코 : 뭐냐, 잊어버린거냐.
키타무라 소라 : 보름달이 어쩌고 하던 하이쿠였던 것 같은데 그게 조금 신경쓰여서 계속 쳐다봤더니 어느 새 약속시간 직전이었어.
쿠즈노하 아메히코 : 뭐, 무사히 왔으니 된거다. 새로운 일 이야기를 프로듀서에게 들어보자구.
코론 크리스 : 네, 그렇군요.
키타무라 소라 : 프로듀서 씨, 그러면 잘 부탁합니다~.
전원 : 역사탐색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키타무라 소라 : 그 프로그램 MC를 우리들이 하는 거야? 아아~ 혹시 이거 큰 일? 뜀틀 하나씩 뛰어넘을 때마다 높아지노라.
코론 크리스 : 테마송도 맡게 됐다는건 우리들이 프로그램의 얼굴이라는 뜻이군요. 대왕고래처럼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도록 집중해서 가보실까요.
키타무라 소라 : 역사탐색... 역사라... 조금 두근두근한 테마인걸~.
코론 크리스 : 소라는 일본사를 잘 아니까요.
키타무라 소라 : 전문은 아니지만 말이지~ 고전을 읽는 것을 좋아하니까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는 느낌이려나~ 크리스 씨는 바다의 역사에 대해 잘 알잖아~
코론 크리스 : 바다의 역사... 그것은 지구상에 태어난 생명의 역사와 같으니까요.
키타무라 소라 : 장대하네~ 아메히코 씨도 역사를 잘 아는 인상이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이 아니면 모를 마이너한 문헌 같은거 잘 아는구나~ 하고 생각하는걸.
쿠즈노하 아메히코 : 나 말이냐? 뭐 가끔씩은 아는 것도 있다만.
키타무라 소라 : 가끔, 이구나~
코론 크리스 : 그렇다면 역사탐색 버라이어티라는 것은 우리들에게 딱 맞는 프로그램인지도 모르겠군요.
키타무라 소라 : 그러게~
쿠즈노하 아메히코 : 그나저나 역사라 하면 너무 폭이 넓다. 키타무라가 자신있는 것은 일본사, 코론이 말하고 있는 것은 지구사나 생물학 분야잖나. 프로듀서, 이 프로그램에서 쓸 역사라는 것은 대체 어디에 해당하는 역사인가?
키타무라 소라 : 어, 역사라 하면 뭐든지 되는거야~? 우리가 관심 가지는 분야를 고르면 되는거야?
코론 크리스 : 정말인가요? 그렇다면 세계 속의 어업에 대한 역사라도?
쿠즈노하 아메히코 : 나는 상관없다만 스탭들의 의견을 들을 필요는 있겠지.
키타무라 소라 : 재미있다면 소재가 무엇이든 해도 된다네. 뭐든지 해도 된다는건 그런 뜻이구나.
코론 크리스 : 세계 어업의 역사는 해저 근처의 변동에 따른 생태계의 변화처럼 재미있는 테마라고 생각합니다만.
쿠즈노하 아메히코 : 기획회의에서 제안해 볼 정도는 되지 않겠나.
키타무라 소라 : 그 외에도 다양한걸 할 수 있겠는데. 첫 회의 테마는 친숙한 것이 좋겠어~.
쿠즈노하 아메히코 : 그렇군. 방송의 평가는 첫 회 내용으로 정해지지. 신중하게 정할 일이다.
키타무라 소라 : 신중하게, 라. 프로듀서 씨, 첫 회 내용을 정하는 기획회의는 언제가 될 것 같아? 음... 아직 시간이 있는 것 같네.
코론 크리스 :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충실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쿠즈노하 아메히코 : 준비할 시간이 있는 것도 좋지만 시야를 넓게 가지고 다양한 안건을 생각하는게 좋지 않겠나. 그러다가 좋은 제안이 나올지도 모르지.
키타무라 소라 : 브레인스토밍이라는거네.
쿠즈노하 아메히코 : 코론의 제안은 들었으니 키타무라, 너라면 이 프로그램의 제 1회, 어떤 내용으로 구성할건가?
키타무라 소라 : 나~? 나라면...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까~
코론 크리스 : 일본 역사인가요, 아니면 세계의?
키타무라 소라 : 그 둘 중 하나라면 일본이겠지. 해외 역사에도 관심은 있지만 그렇게 자세히 알지는 않으니까.
쿠즈노하 아메히코 : 일본 역사라... 어느 시대가 적당할까.
키타무라 소라 : 금방 떠오르는건 에도 시대려나~. 아... 그래도, "오늘은 에도 시대에 대해 공부합니다~" 라는 TV 프로그램, 수업 같아서 별로 재미없을 것 같잖아?
코론 크리스 : 그렇군요. 저는 수업도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쿠즈노하 아메히코 : 코론이 제시한 주제처럼 관점을 다르게 하면 재미있을지도 모르겠군.
키타무라 소라 : 어업의 역사처럼~? 분명 시대를 정하는 것보다도 재밌을지도~ 아, 화과자의 역사라거나.
코론 크리스 : 매우 좋은 생각이군요!
쿠즈노하 아메히코 : 우리도 녹화하면서 화과자를 먹을 수 있겠군.
키타무라 소라 : 처음부터 그걸 기대하는건 좀 그렇지~
쿠즈노하 아메히코 : 좋은 볼거리라고는 생각한다만.
코론 크리스 : 네, 앉아서 공부만 하는게 아니라 자신들이 즐길 수 있는 활동이 있는 편이 수업을 재미있게 만드니까요.
키타무라 소라 : 방송으로 보여주는 거니까~ 그렇구나.
쿠즈노하 아메히코 : 키타무라의 생각도 그럭저럭 정리되겠군.
키타무라 소라 : 음... 나는, 조금 더 이것저것 생각하고 싶은데~
쿠즈노하 아메히코 : 아아, 그게 낫겠지. 아직 회의까지 시간이 있다.
코론 크리스 : 저도 바다로 가서 충분히 생각하려고 합니다.
쿠즈노하 아메히코 : 그러면 프로그램 소재는 각자의 숙제로 해 두지.
키타무라 소라&코론 크리스 : 네~
키타무라 소라 : 그러면 다음에 봐~
코론 크리스 : 네, 소라와 아메히코도 조심하시길.
쿠즈노하 아메히코 : 그럼 다음에.
키타무라 소라 : 하...
(역사탐색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이라... 크리스 씨도 아메히코 씨도 이것저것 생각해주는 것 같고. 나도 뭔가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하는게 좋을텐데.)
어, 여기... 올 때 지나간 신사다.
<달에 머나먼 고향을 겹쳐보며>
코론 크리스 : 소라, 아메히코. 안녕하세요. 어라? 아직 안 온 모양이군요.
키타무라 소라 : 왔어~ 잠들어 있던 사무소에 목소리 울려퍼지네. 크리스 씨, 안녕~.
코론 크리스 : 소라, 아메히코도. 안녕하세요.
쿠즈노하 아메히코 : 아, 안녕. 너 아침부터 기운 넘치는군.
코론 크리스 : 네! 아침이라 해도 전 한번 잠수하고 온 뒤니까요. 아침 햇살에 빛나는 파도에 잠겨 오늘의 기력을 충전하고 온 참입니다.
키타무라 소라 : 크리스 씨는 바다에 잠기면 기운이 나는구나~.
코론 크리스 : 소라와 아메히코는 함께 있었나요? 이 책더미는...
쿠즈노하 아메히코 : 역 앞에서 키타무라를 만나서 말이다. 잠깐 볼일이 생겨 함께 다녔다.
코론 크리스 : 볼일이 생겨서?
쿠즈노하 아메히코 : 키타무라가 책을 빌린다고 해서 도와줬지.
키타무라 소라 : 들어줘서 고마워~ 아메히코 씨.
코론 크리스 : 이게 빌려온 책인가요? 꽤 오래된 책으로 보입니다만.
쿠즈노하 아메히코 : 키타무라가 자료로 쓴다고 하더군.
코론 크리스 : 자료... 이건... 이 주변의 향토사같군요. 대학에 제출할 논문 자료인가요.
키타무라 소라 : 에헤헤... 확실히 논문이라도 쓸 것처럼 모아오긴 했지. 하지만 틀렸어~ 기획회의 자료를 만들려고 해서.
코론 크리스 : 역사탐색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테마를 여기에서 찾겠다는 뜻이군요.
키타무라 소라 : 응. 나는 제 1회 테마는 이 마을의 역사가 낫지 않나 하고 생각해서.
코론 크리스 : 근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세계 어업의 역사나 해양관련의 역사에 대해 생각했습니다만 가까운 곳에서 소재를 찾는 것도 매우 좋은 생각입니다.
키타무라 소라 : 이 마을 얘기라면~ 관련된 장소나 기록에 대해서도 취재할 수 있으니까.
쿠즈노하 아메히코 : 자기 눈으로 본 것이나 경험도 얘기하면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
키타무라 소라 : 에헤헤, 그치?
쿠즈노하 아메히코 : 이 자료는... 참고자료라는 뜻인가. 흠... 상당히 오래된 자료 같군.
아오이 유스케 : 우와... 이거 일본어 맞아?
아오이 쿄스케 : 고문(古文) 수업같아. 글자도 작고.
코론 크리스 : 유스케 씨, 쿄스케 씨.
아오이 유스케 : 크리스 씨.
아오이 쿄스케 : 소라 군, 아메히코 씨도, 안녕하세요!
코론 크리스 : 안녕하세요.
키타무라 소라 : 유스케 군, 쿄스케 군, 안녕~. 공 가지고 있는데 축구했어?
아오이 쿄스케 : 이거, 사무소 오는데 좀 일찍 나와서 유스케랑 1대 1로 했어.
아오이 유스케 : 이긴건 나!
아오이 쿄스케 : 1점차잖아. 뭐, 이긴건 이긴거지만. Legenders도 있었으면 같이 축구 했을텐데.
키타무라 소라 : 흐음... 기회가 있다면~
아오이 유스케 : 저기, 그래서 소라 군은 무슨 책을 읽은거야? 대학 공부?
키타무라 소라 : 이 책은 사무소가 있는 이 마을의 향토사야.
아오이 형제 : 향토사?
코론 크리스 : 이 주변의 땅이 언제 개척되고 누구의 영지였고 어떻게 발전해갔는가, 사찰이나 신사는 언제 세워졌는가, 그런 것에 대한 기록입니다.
아오이 쿄스케 : 기록이구나.
아오이 유스케 : 그거 재밌어?
쿠즈노하 아메히코 : 이걸 읽고 재밌다고 생각할 사람은 드물겠지.
키타무라 소라 : 역사소설처럼 드라마틱한 전개가 있을 리도 없고, 치고박는 액션도 없으니까~ 향토사 따위 재미없는거야. 뭐, 나는 상당히 좋아하지만~
아오이 형제 : 헤에~
코론 크리스 : 우리들 Legenders가 역사탐색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MC를 맡게 되어서, 다음 기획회의에서는 제 1회의 테마를 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조사하고 있는 참입니다만...
키타무라 소라 : 유스케 군과 쿄스케 군은 역사라고 하면 어떤 것에 흥미가 있어?
아오이 유스케 : 역사라~ 잘 모르지만 전국시대라거나!
아오이 쿄스케 : 좋아하는 무장이 나오면 재미있을지도.
아오이 유스케 : 미야모토 무사시라거나!
키타무라 소라 : 미야모토 무사시는 전국시대 무장이 아니지만 말이지.
코론 크리스 : 대항해시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오이 유스케 : 대항해시대... 수업에서 다룬 것 같아.
아오이 쿄스케 : 콜럼버스라거나 바스코 다 가마라거나.
코론 크리스 : 멋집니다. 정말 잘 아시는군요.
키타무라 소라 : 둘 다 향토사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지만.
쿠즈노하 아메히코 : 미야모토 무사시에 콜럼버스... 바스코 다 가마인가. 아오이 형제는 일어난 일보다 인물로 역사를 기억하고 있군.
아오이 유스케 : 그러고보니 그럴지도.
아오이 쿄스케 : 쇼토쿠 태자가 뭘 한 사람인지는 바로 떠오르지 않지만 교과서에 실린 얼굴이나 열 명의 사람과 동시에 이야기를 해도 알아듣는다고 한 에피소드는 기억하고 있어.
아오이 유스케 : 에피소드를 통해 짧게 기억하거나 반대로 이건 과장이잖아 하는 것도 있지만 기억에 남기는 쉽잖아.
아오이 쿄스케 : 응, 전쟁이 일어났다는 것보다 알렉산더 대왕이 여기저기를 정복했다고 하는게 상상하기 쉬워.
아오이 유스케 : 축구나 스포츠도 이 선수가 활약한 시합이다~ 하고 기억하고 말야.
키타무라 소라 : 역시 신경쓰이는건 사람이구나~ 향토사에도 인물이 등장하는게 좋을까. 그러면 흥미를 가지기 쉬워지나~
쿠즈노하 아메히코 : 게다가 그 인물이 옛날 옛날에 다른 곳도 아닌 여기에 살고 있었다... 우리의 이웃이라는 얘기다.
코론 크리스 : 과연, 콜럼버스같은 영웅을 우리들의 프로그램에서 만들어낸다는 것이군요?
아오이 유스케 : 이웃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져!
키타무라 소라 : 진짜?
쿠즈노하 아메히코 : 아무래도 방향성이 정해진 모양이다.
코론 크리스 : 앞으로 이 향토사에서 인상적인 인물을 찾아내면 되는 것이군요.
키타무라 소라 : 그 일이라면... 나 조금 조사하고 싶은게 있는데~
코론 크리스 : (소라와 아메히코는 도서관에 들렀다 오느라 조금 늦는다고 했으니, 아메히코가 맛있다고 한 킨츠바라도 먹고 갈까요.)
시미즈야 점장 : 자, 킨츠바와 크림 안미츠였지. 고맙네! 주문은?
코론 크리스 : 아, 네! 어... 킨츠바와 와라비모치 부탁드립니다.
시미즈야 점장 : 750엔.
코론 크리스 : 네.
시미즈야 점장 : 네, 받았습니다. 차는 셀프로 마음껏 마셔도 되니까 느긋하게 있다 가시게.
코론 크리스 : 네. 감사합니다.
(이것이 시미즈야의 킨츠바. 아메히코와 소라가 입을 모아 극찬했다는 건 더더욱 기대감이 높아집니다.
과연..! 이건! 킨츠바 겉의 얇으면서도 쫀득한 촉감. 게다가 안에 싸인 팥도 고급지면서도 확실히 단 맛. 약간 진한 차와 잘 맞습니다. 맛있는 팥이란 이렇게나 풍부한 맛이었군요. 신선한 꽁치를 먹고 있는 듯한 행복감입니다.
다음에는 와라비모치를 먹어볼까요. 이쑤시개로 찍어보니 탱탱한게 환상의 생선, 청자갈치를 방불케 합니다만 자, 맛은...)
키타무라 소라 : 크리스 씨.
쿠즈노하 아메히코 : 여어, 어떠냐. 시미즈야의 킨츠바는. 맛있지?
코론 크리스 : 소라, 아메히코. 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무소 근처에 이런 가게가 있었다니 기쁜 발견입니다.
키타무라 소라 : 나도 여기 킨츠바, 좋아해~ 여름에는 빙수도 한다구~
코론 크리스 : 정말입니까? 여름이 오는게 너무나 기대됩니다. 두 분도 오셨으니 가실까요.
쿠즈노하 아메히코 : 아직 킨츠바와 와라비모치가 남아있잖아.
코론 크리스 : 서둘러서 먹겠습니다. 아, 킨츠바도 와라비모치도 3개씩 남아있군요. 소라, 아메히코, 괜찮으시다면 하나씩 드시죠.
키타무라 소라 : 헤에, 우리들이 먹어도 돼?
쿠즈노하 아메히코 : 맛있었다면 네가 먹는게 어떠냐.
코론 크리스 : 아뇨, 저는 다음에 다시 느긋하게 먹으려고 합니다. 셋이서 먹는게 빠르기도 하고, 맛있었기 때문에 두 분도 드셨으면 해서요.
쿠즈노하 아메히코 : 그러냐. 그러면 사양말고 먹지. 나도 이건 매우 좋아하니까.
키타무라 소라 : 실은 크리스 씨가 먹는걸 보고 나도 조금 먹고 싶어졌어~ 식탁에 모여 킨츠바 나눠먹는 남자 세 사람. 뭔가 의미모를 풍경이라 좋은걸~.
쿠즈노하 아메히코 : 와라비모치는 처음 먹는다만 꽤 맛있군.
코론 크리스 : 와라비모치도 일품이지요.
쿠즈노하 아메히코 : 오랜만에 시미즈야의 킨츠바를 먹었는데 맛있었군.
코론 크리스 : 네, 굉장히. 멋진 간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키타무라 소라 : 마침 조금 배고픈데~ 싶던 참이었으니까 단 것을 먹어서 다행이야~
코론 크리스 : 돌아가는 길에 한 번 더 킨츠바를 사 가려고 합니다.
쿠즈노하 아메히코 : 상당히 마음에 든 모양이군.
코론 크리스 : 네, 두 분과 먹어서 점점 더 맛있어진 것 같습니다.
쿠즈노하 아메히코 : 그건 잘됐군. 뭐, 무슨 일이건 기분이라는건 중요하니까.
키타무라 소라 : 아, 여기야~ 봐, 신사 귀퉁이에 비석이 있지? 나도 최근에 눈치챈거지만.
코론 크리스 : 정말입니다. 이게 소라가 말한 비석이군요. 뭔가 새겨져 있네요. 뭐라고 써져 있는 것일까요.
키타무라 소라 : 초서체니까 읽기 힘들지~
쿠즈노하 아메히코 : -보름달 향해 머나먼 고향 땅을 겹쳐보노라-. 사카모토 소우에몬. 케이초 9년.
코론 크리스 : 이걸 읽을 수 있다니 아메히코, 굉장합니다!
쿠즈노하 아메히코 : 거의 보고 읽은게 아니다. 아까 향토사 책에 실려 있었지.
키타무라 소라 : 그 페이지 사진 찍었으니 볼래?
코론 크리스 : 이건... 비석의 내력이 적힌 부분이군요.
키타무라 소라 : 이 시구를 읊은 사카모토 소우에몬 씨는 좀 놀라워. 네덜란드인이었대. 일본에서는 사카모토 소우에몬이라는 이름을 쓴 것 같지만 외국 이름도 있었나봐.
코론 크리스 : 네덜란드인... 케이초 9년이라고 하셨으나 부끄럽게도 잘 와닿지 않습니다만, 에도 시대에 일본은 국교를 끊고 있던 상태가 아닌지?
쿠즈노하 아메히코 : 케이초 9년은 서력으로 하면 1604년. 일반적으로 쇄국의 시작은 칸에이(寛永) 16년, 즉 1639년이라고 되어 있다.
키타무라 소라 : 쇄국이 시작되기 전에 일본에 와 있던 귀중한 사람이라는거네~
코론 크리스 : 대단하군요. 나라는 달라도 저도 유럽인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머나먼 옛날에 네덜란드에서 온 손님이 이 근처에 살고 있었다니. 깊은 이야기가 있군요.
키타무라 소라 : 향토사에 따르면 소우에몬 씨는 유리 장인으로서 일본에 온 모양이라 이 근방에 유리 공장을 만들 거니까~ 해서 이 땅에 살게 되었대.
쿠즈노하 아메히코 : 이 시미즈야와 신사는 원래는 마을 외곽, 지금으로 치면 역 건너편에 있었던 모양이다만 어느 날 화재로 소실됐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장소에 세우게 되어 그 때 자금을 대 준 사람이 그 사카모토 소우에몬이었다. 소우에몬은 초빙으로 왔기에 막부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자금을 받았지. 이른바 부자였던 것이다.
코론 크리스 : 자신의 재산을 타인을 위해 기부하다니, 상냥한 분이군요.
쿠즈노하 아메히코 : 소우에몬의 행동을 칭송하기 위해 이사하면서 비석을 세우기로 했다는 것이다.
키타무라 소라 : -보름달 향해 머나먼 고향 땅을 겹쳐보노라-. 머나먼 고향이라는건 네덜란드 얘기였을까.
코론 크리스 : 달은 일본이나 세계 어디에서 봐도 변함없이 한 곳에 있으니까요. 그렇다 해도 저 자신은 하늘을 바라볼 때 스페인과 일본의 하늘은 다르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키타무라 소라 : 그렇게 달라?
코론 크리스 : 그렇군요. 일본은 습도가 높아서 뿌옇게 흐린 하늘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유럽의 하늘은 선명한 색입니다. 이건 달도 마찬가지겠죠. 구름의 높이, 운행고도 등도 하늘을 봤을 때 인상이 다른 것과 관련된 것 같습니다.
키타무라 소라 : 흐응...
쿠즈노하 아메히코 : 밤하늘에 한해서 말하자면 별자리도 다르겠지.
코론 크리스 : 그렇습니다. 위도가 다르면 별자리 위치도 달라지겠죠.
쿠즈노하 아메히코 : 남반구 정도로 달라지는건 아니겠지만 같은 하늘이라는 인상은 받지 않겠지.
키타무라 소라 : 그래도, 역시 똑같은 하늘이니까 고향의 달을 겹쳐본걸까.
코론 크리스 : 그렇게 되겠지요. 머나먼 옛날 사람의 심정을 헤아리는 것은 어렵습니다만.
쿠즈노하 아메히코 : 허나 동시에 흥미롭기도 하지. 프로그램 소재로 제안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코론 크리스 : 인물에 대한 테마이기도 하니 유스케 씨, 쿄스케 씨 같은 분들도 흥미를 가져주실지도 모르겠네요.
키타무라 소라 : 에헤헤, 그럴까. 이런저런것 생각 떠올려가며 꿈을 말하네. (사진 찍는 소리) 자, 사진도 몇 장 찍었으니 오늘은 이만하고 돌아갈까~
쿠즈노하 아메히코 : 이 정도로 충분한거냐, 라고 해도 딱히 할 일이 없으니 말이다.
코론 크리스 : 저, 시미즈야에 들러도 되겠습니까. 킨츠바가 너무 궁금해져서. 스스로에게 주는 간식으로 할까 합니다.
키타무라 소라 : 돌아가는 길에 사고 싶다고 했었지~. 당연히 괜찮아~ 나도 뭔가 사갈까~
키타무라 소라 : 주문해도 되나요?
시미즈야 점장 : 네, 얼마든지.
키타무라 소라 : 어, 킨츠바 한 박스 포장 부탁합니다.
시미즈야 점장 : 400엔
키타무라 소라 : 네~
시미즈야 점장 : 손님, 아까 비석 사진을 찍지 않았나?
키타무라 소라 : 어, 네.
코론 크리스 : 사진을 몇 장 찍었습니다. 방금은 사적인 용도로 찍었습니다만 허가가 필요한 것입니까?
시미즈야 점장 : 아니, 뭔 잔소리하려는게 아닐세. 다만 저런 오래된 비석에 관심가지는 손님은 드물어서 말이네.
키타무라 소라 : 어... 실은 저희들 TV 프로그램의 특종 소재를 찾아다니고 있어요.
쿠즈노하 아메히코 : 취재 전에 허가를 받을 예정이었다만 원치 않는다면 지금 말해준다면 폐는 끼치지 않겠다.
시미즈야 점장 : 에엥? 저 비석을 말이지. 저 비석에 적혀있는 사카모토 소우에몬이라는 사람 말이네, 외국인이라는건 알고 있는가?
키타무라 소라 : 네, 도서관에서 책으로 조사했습니다.
시미즈야 점장 : 오호, 그런가. 실은 사카모토 소우에몬 씨 말이네, 우리 단골이었다는 것 같네. 우리 가게가 화재로 무너졌을 때 선뜻 돈을 내 준 것도, 우리가 가게를 그만두면 두 번 다시 우리 과자를 먹을 수 없어서라고 하더군.
쿠즈노하 아메히코 : 호오, 그건 새로운 정보다.
코론 크리스 : 너무나 흥미롭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나요.
시미즈야 점장 : 아아, 좋다네. 지금은 가게도 한가하니 킨츠바라도 먹으면서 어떤가.
<선조에게 배우며 쌓는 역사>
키타무라 소라 : 순식간에 프로그램 녹화 당일인가... 10분 정도 후에 녹화 시작이네. 의상도 좋고 헤어 메이크 좋은 틈나는 시간. 뭔가 긴장되기 시작했네~
쿠즈노하 아메히코 : 넌 어지간해선 긴장 안 할 것 같은데 말이다.
키타무라 소라 : 그렇지 않아~ 뭔가 첫 무대 오르던 날이 생각나는구나 싶어서.
코론 크리스 : 그립군요. 소라와 아메히코와도 만난지 얼마 안 됐을 때입니다.
키타무라 소라 : 긴장 풀기 위해서 끝말잇기도 했고~
쿠즈노하 아메히코 : 그 날도 너는 차분했었지.
코론 크리스 : 소라에게는 언제나 도움받고 있습니다. 제가 연장자인데 죄송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가는 정이 있으면 오는 정도 있는 법(魚心あれば水心). 그 대신이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저라도 괜찮다면 언제든지 기대주세요.
키타무라 소라 : 에헤헤, 그렇게 할게요~
코론 크리스 : 아메히코도요.
쿠즈노하 아메히코 : 아아, 맛있는 해산물이 먹고 싶어졌을 때는 상담하도록 하지.
코론 크리스 : 그런 용건이시라면 언제든지 달려가겠습니다.
키타무라 소라 : 나도 불러줘~ 한가하면 갈게~
쿠즈노하 아메히코 : 엇차, 슬슬 시간이 된 것 같다. 스튜디오로 이동하도록 하지.
코론 크리스 : 오늘은 말하자면 첫 출어의 날. 좋은 징조로 시작하고 싶습니다.
키타무라 소라 : 오간 길 없는 대지에 내딛어본 첫걸음이라. 어떤 프로그램이 될 지는 우리들 하기 나름이니까~ 자유롭게 우리들답게 나아가고 싶은걸~
쿠즈노하 아메히코 : 사카모토 소우에몬이 집착한 보름달. 대체 보름달이란 무엇이었던가. 그 대답은 의외의 장소에 있었다.
(굽는 소리)
키타무라 소라 : 뭘 굽고 계시나요?
시미즈야 점장 : 에도 시대로부터 전해오는 우리 집 비밀 메뉴라네.
키타무라 소라 : 비밀 메뉴?
시미즈야 점장 : 자, 다 됐다네.
키타무라 소라 : 이건...
코론 크리스 : 이건 혹시 팬케이크인가요?
(청중 웅성거리는 소리)
시미즈야 점장 : 이건 말이네. 우리 비밀 메뉴인 모치즈키(望月)라는 과자일세.
코론 크리스 : 모치즈키...
키타무라 소라&코론 크리스 : 보름달(望月)?
쿠즈노하 아메히코 : 시미즈야의 비밀 메뉴, 모치즈키. 소우에몬이 갈망하던 보름달은 이 과자를 말한 것이었을까.
키타무라 소라 : 에도 시대 때부터 있었다는 것은... 에도 시대에도 팬케이크가 있었나요?
시미즈야 점장 : 후노야키라고 하는 화과자는 예전부터 있었다고는 하네만. 그걸 먹은 소우에몬 씨가 달걀을 넣어달라, 부풀게 해달라 등 이것저것 주문을 했다네. 소우에몬 씨의 리퀘스트에 맞춰서 개량에 개량을 거듭한 결과가 우리 집 모치즈키일세.
키타무라 소라 : 헤에... 그러면 소우에몬 씨가 고향에서 먹었던 팬케이크와 비슷한 맛이 나겠군요.
코론 크리스 : 이국의 땅에서 팬케이크를 닮은 후노야키를 만나서 소우에몬 씨는 얼마나 기뻤을까요. 게다가 자신의 기억 속에 있는 팬케이크에 맞춰서 이것저것 개량을 해주신 것이라면.
키타무라 소라 : 사재를 털어서 시미즈야 재건에 도움을 준 것도 납득할 것 같은걸~
코론 크리스 : 여러분, VTR 잘 보셨을까요.
키타무라 소라 : 모치즈키에 그런 비밀이 있었다니~ 깜짝 놀랐어.
쿠즈노하 아메히코 : 덧붙이자면 팬케이크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되어, 기원을 따져보면 고대 그리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청중들 놀라는 소리)
키타무라 소라 : 밀가루와 달걀에 베이킹 파우더를 넣어서 구운 거니까. 생각해보면 상당히 단순한 과자일지도.
코론 크리스 : 그러면 여기서, 우리들이 모치즈키 시식을 해 보려고 합니다.
키타무라 소라 : 헤에, 먹을 수 있는거야? (박수 소리) 이게 모치즈키구나~ 생김새가 보름달을 닮아서 모치즈키인걸까. 잘 먹겠습니다~
코론 크리스 : 현대의 팬케이크보다 소박한 맛이군요. 우유와 버터를 쓰지 않아서 그럴까요.
쿠즈노하 아메히코 : 그렇군, 킨츠바 겉부분을 닮았군.
키타무라 소라 : 그러네, 조금 닮았을지도.
코론 크리스 : 이상, 모치즈키 시식 코너였습니다.
(BGM : FOCUS ON YOUR LIFE)
키타무라 소라 : 그래도 말야, 마을에서 발견한 비석 하나에도 다양한 뒷얘기가 있는거네~
코론 크리스 : 새겨져 있던 하이쿠도, 비석을 세우게 된 경위도, 들어보면 납득이 가는 이야기들이네요.
쿠즈노하 아메히코 : 수수께끼를 쫓는 동안 에도 시대에 살고 있던 네덜란드인, 사카모토 소우에몬의 인생이 확실히 보이기 시작했지.
키타무라 소라 : 그렇지~ 역사를 만들고 있는 것은 사람이구나~
코론 크리스 : 우리들도 현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 한 사람으로서, 선조들의 삶의 방식을 배우면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역사를 쌓아가고 싶군요.
키타무라 소라 : 이 프로그램 마지막에 나올 우리들의 신곡은 그런 마음을 담아서 만들었습니다. 앞으로 많이 들어주면 기쁘겠는걸~
쿠즈노하 아메히코 : 밀도가 높지만 순식간에 지나간 한 시간 스페셜이었군.
키타무라 소라 : 다음 번에도 또 여러분과 만나고 싶은걸~
코론 크리스 : 그러면 여러분, 또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