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 만나는 음>

 

​카구라 레이​ : 츠즈키 씨, 늦군. 약속 시간에서 벌써 10분이나 지났다. 느긋한 사람이니 이제와서 놀라지는 않지만. 무슨 일이 있었나. 한번 더 전화해보자.

(전화벨)

​카구라 레이​ : 역시 안 받는다. 조금 더 기다려보고 안 오면 찾으러 가 보자.

 

(오늘은 따뜻하군. 평소보다 바람이 기분좋아서 매우 편하다. 시간이 있다면 공원에 들르고 싶을 정도다. 이런 식으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다니, 아이돌이 되기 전까지는 상상도 못했다. 매일매일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나날,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과거를 부정하려는건 아니다. 그렇지만 예전의 나는 바이올린이 전부였다. 아이돌이 되어 내 세상은 단숨에 변했다. 노래하는 것, 춤추는 것, 응원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것, 미숙한 나는 시키는 대로 하는 것도 벅찼다. 지금도 당황할 때는 있다. 자신의 미숙함이 분할 때도. 그러나, 포기하자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내가 있을 곳은 여기라고 강하게 믿고 있으니까.

나는 나답게 살아가겠다. Altessimo의 카구라 레이로서.)

 

 

​츠즈키 케이​ : 여어, 레이 씨. 안녕.

​카구라 레이​ : 츠즈키 씨, 한참 기다렸어요. 늦는다면 늦는다고 연락이라도 해주시는게.

​츠즈키 케이​ : 미안, 길을 돌아오는 김에 포겔(vogel)과 이야기하게 되어서 말이지.

​카구라 레이​ : 포겔... 아아, 어깨에 얹어둔 참새 얘기군요.

​츠즈키 케이​ : 응. 근처 산에서 재미있는 소리가 나는 강을 찾았대. 나에게도 날개가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날아가겠는데 말이지.

​카구라 레이​ : 일이 있으니 날아가버리면 곤란합니다만. 츠즈키 씨는 어떻게 새와 이야기할 수 있나요? 뭔가 요령이 있다거나.

​츠즈키 케이​ : 요령이라... 음... 의식한 적이 없으니 모르겠지만 단지 소리를 나누면 어떻게든 말이 전해진단다. 음악에 친숙한 레이 씨도 가능하지 않을까?

​카구라 레이​ : 그럴까요.

​츠즈키 케이​ : 그렇고말고. 자, 시험삼아 해보렴.

​카구라 레이​ : 시험삼아, 라고 하셔도... 짹...짹짹. ...아, 날아가버렸다.

​츠즈키 케이​ : 아까 레이 씨는 소리를 내는데 너무 집중해서 감정을 담는 것을 잊어버린게 아닐까? 연주처럼 단지 악보대로 손을 움직이기만 하면 안 되지. 마음을 담는 것이 소중하단다.

​카구라 레이​ : 그렇군요. 악기의 연주와 요령이 같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공부가 되었습니다. 경지에 이르면 저도 동물들과 이야기할, 아니 소리를 나눌 수 있을까요.

​츠즈키 케이​ : 응. 분명 될 거야. 레이 씨는 나와 달리 노력하는 사람이니까. 자, 슬슬 이동할까. 여기는 태양빛이 너무 눈부시구나.

​카구라 레이​ : 괜찮으시다면 제 양산을 빌려드릴까요?

​츠즈키 케이​ : 아니, 그럴 필요는 없단다. 우리 목적지는 바로 근처니까.

​카구라 레이​ : 바로 근처라니, 설마 저기 있는 콘서트 홀인가요.

​츠즈키 케이​ : 그렇단다. 내 지인이 경영하고 있는데 최근 피아노를 새로 장만했다고 하는구나. 테스트를 겸해서 연주해보지 않겠냐고 연락이 왔단다. 저런 홀에서 연주할 일은 좀처럼 없으니까 말이지. 레이 씨도 어떨까 해서 초대하게 된 거란다.

​카구라 레이​ : 아아, 그래서 바이올린을 가지고 오라고 하신거군요. 분명 레슨에 쓰겠구나 싶었는데.

​츠즈키 케이​ : 레슨이라... 틀린 얘기는...아닌가. 아까 길을 돌아서 온 것 말인데 실은 사무소에서 프로듀서 씨에게 일의 자료를 받아왔어. 레이 씨에게 맡겨도 될까? 내가 가지고 있으면 어느새 잃어버릴 것 같으니 말이지.

​카구라 레이​ : 알겠습니다. 책임지고 관리하겠습니다. 하지만 어떤 일인지 신경쓰입니다. 내용을 확인해도 되겠습니까.

​츠즈키 케이​ : 응, 얼마든지.

​카구라 레이​ : 전직 음악가 유닛인 Altessimo가 전해드리는... 과연,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는 방송의 MC와 테마송의 가창인가... 우리들에게 딱 맞는 일이군요.

​츠즈키 케이​ : 응. 많이 몸을 움직이는 일이 아니라서 다행이야. 사무소 사람들과 비교해서 체력이 전혀 없으니까. 그래도, 예전과 비교하면 체력도 붙었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평소에 물 외에도 다른 것도 먹게 되었고. 이런 나라도... 변하는구나.

​카구라 레이​ : (후훗)

​츠즈키 케이​ : 왜 그러니? 나, 이상한 말이라도 했니?

카구라 레이 : 아뇨, 죄송합니다. 아까 저도 예전의 제 모습에 대해 생각했기에 그만,

​츠즈키 케이​ : 그렇구나. 같은 유닛이면 생각하는 것도 비슷해질지 모르겠구나. 피아노와 바이올린처럼 때로는 같은 음을, 때로는 다른 음을 자아내는 그런 관계가 우리들에게 딱이라고 생각한단다. 앞으로도 서로 지탱하며 가보자꾸나.

​카구라 레이​ : 네.

 

 

​카구라 레이​ : 오오, 정말 눈부시군. 박스석에 발코니, 천당석까지 있다니 놀랍습니다.

​츠즈키 케이​ : 듣자하니 빈 국립 오페라극장이 모델이라는구나. 여기 오는건 처음이니?

​카구라 레이​ : 네. 이름은 들어봤지만 연주할 기회가 없어서… 입구에서 공연 정보를 보았습니다만 클래식 공연이 메인인 것 같습니다.

​츠즈키 케이​ : 응. 하지만 딱히 제한을 둔 것 같지도 않고, 아이돌이 라이브를 하는 경우도 있대. 우리들 Altessimo의 미니라이브를 여는 것도 좋아보이겠구나.

​카구라 레이​ : 그렇군요. 여기라면 악기 연주도 마음껏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츠즈키 케이​ : 이게 새로 들인 피아노인가. 잘 부탁해.

​카구라 레이​ : 연주하기 전에 방금 전의 일에 대해 얘기하실까요. 받은 자료를 훑어보니 방송 내용은 우리들 Altessimo에게 일임하겠다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송으로 진행할지 생각하는게 좋아보입니다.

​츠즈키 케이​ : 구체적..인가. 레이 씨는 뭔가 희망하는게 있니?

​카구라 레이​ : 저 말입니까. 그렇군요. 지금 당장 이거다 싶은 것을 제안하는 것은 어려워보입니다만 방송을 봐 주시는 분이 더 다양한 음악을 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클래식 음악은 아무래도 딱딱하고 어렵다는 인식을 벗기 어려우니까요. 그리고 Altessimo다운 프로그램이 되면 기쁘겠습니다. 우리들이니까 가능한 무언가를 전하고 싶습니다. 뭐든지 추상적이네요. 죄송합니다.

​츠즈키 케이​ : 아니. 레이 씨의 생각이 충분히 전해졌어. 고마워. 그렇구나.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클래식은 낡았다고 여겨질지도 몰라. 하지만 아마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오래된 것은 아니란다. 가곡의 왕이라 불리는 슈베르트도 사후 200년도 지나지 않았어. 그들을 만날 수는 없지만 우리들은 그들이 남긴 음악을 수백 년이 지난 지금이라도 즐길 수 있지. 아이돌 한 명 한 명에게 다른 개성이 있듯이 클래식 음악 작곡가들도 다종다양해. 프로그램을 봐 주는 사람들의 마음에 드는 음악을 찾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구나.

너무 많이 말해서 지친걸까. 잠깐 쉬어도 되니? 이 아이가 연주하는 음도 듣고 싶고.

​카구라 레이​ : 상관없습니다. 연주가 휴식이 되다니 츠즈키 씨답군요.

​츠즈키 케이​ : 레이 씨도 그렇지 않니? 슬슬 바이올린을 노래하게 해주고 싶지 않아?

​카구라 레이​ : 분명 그렇네요. 저도 함께 해도 될까요?

​츠즈키 케이​ : 물론. 그럴 생각으로 불렀으니까.

​카구라 레이​ : 감사합니다. 바로 준비할게요.

​츠즈키 케이​ : 레이 씨는 나에게 누군가와 연주하는 즐거움을 생각나게 해주었어. 그런 레이 씨가 요청을 해주다니, 영광이야.

​카구라 레이​ : 그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츠즈키 씨와 함께 활동하게 되어 저도 음을 좀 더 순수하게 즐기는 마음을 되찾았습니다. 미숙한 제가 말하기에 쑥스럽지만, 우리들은 꽤 좋은 파트너라고 생각합니다.

​츠즈키 케이​ :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자, 어떤 곡을 칠까. 바이올린 소나타 5번 F장조 Op.24는 어떠겠니?

​카구라 레이​ : 네. 어릴 때 자주 연주했습니다.

​츠즈키 케이​ : 자, 연주해볼까. 우리들은 말 외에도 소리로 통할 수 있지. 서로의 음에 귀를 기울이며, 어떤 프로그램으로 할지 이야기하는 것도 좋겠구나.

 

<그 음을 가까이 하며>

​카구라 레이​ : 안녕하세요. 어라, 종이 상자가 가득 있네요. 혹시… 아, 역시 우리들에게 온 것입니다.

​츠즈키 케이​ : 그렇다는건 부탁했던 악보려나. 역시 프로듀서 씨, 일처리가 빠르네.

​카구라 레이​ : 이 정도나 되는 것을 방치하면 민폐일 것 같습니다. 테마송의 방향성을 정하려는 예정을 변경하여 오늘은 방송에서 다룰 내용 이야기를 하실까요.

​츠즈키 케이​ : 응, 그렇게 하자. 누구의 어떤 악보가 도착했을지 기대되는걸.

​카구라 레이​ : 커터칼은 분명 여기에… 있다. 제가 열 테니까 츠즈키 씨는 악보를 꺼내주시겠습니까.

​츠즈키 케이​ : 응, 알았어.

​카구라 레이​ : 빈틈없이 악보가 채워진 모양입니다. 무겁습니다. 조심하세요.

​츠즈키 케이​ : 후후… 너무 걱정하는구나. 만났을 즈음의 나라면 모를까 지금은 조금이라도 체력이 있으니까 말이지. 예전의 나라면 꺼내는 것조차 귀찮아서 싫어했겠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이미지를 전하기 위해서는 이러는게 효과가 있지. 악보를 통해 깨어나 세상에 나와야지만 다양한 시대,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작곡가의 의도대로 연주할 수 있지. 말하자면 전달 도구겠지.

​카구라 레이​ : 다 열었으니 저도 꺼내는걸 돕겠습니다. 이 쪽 박스는 바로크 음악이 모여있는 모양입니다. 파헬벨, 비발디, 바흐, 헨델… 알고는 있지만 하나하나 확인하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츠즈키 케이​ : 응. 그러니까 일단은 시대별로 나누고 다룰 작곡가를 골라보자꾸나.

​카구라 레이​ : 네. 끈기가 필요할 것 같지만 열심히 해볼까요.

​츠즈키 케이​ : 후후… 의욕이 가득하구나. 나는 아다지오 속도로 해 볼까. 지쳐버리면 곤란하니까.

​카구라 레이​ : 어떻게든 정돈도 끝냈습니다만. 이 정도나 되는 것을 방송에서 한번에 소개하는 것은 힘들지도 모릅니다.

​츠즈키 케이​ : 그렇다고 해서 이 이상 빼는 것은 어려워. 다들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는데 뺄 수 없는 요소니까. 음악의 역사는 심포니같은 것. 소나타 형식처럼 진화의 흐름도 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구나.

​카구라 레이​ : 그건 그렇습니다만 지금 이대로면 내용이 깊은 만큼, 클래식에 흥미가 없는 분이나 허들이 높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음악사 공부같아서 우리들답지도 않습니다.

​츠즈키 케이​ : 그런가. 나 자신은 재미있을 것 같은데… 어렵구나. 차라리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계속 연주하는건 어떠겠니? 그거라면 Altessimo다움이 나올거야.

​카구라 레이​ : 그러면 콘서트가 되어 버립니다. 하지만 악기를 가지고 들어가는건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외에도 이것저것 소개할 수 있다면 좋겠군요.

​츠즈키 케이​ : 그렇구나. 악기라고 하면…



​이세야 시키​ : 알겠슴다! 거기서 우리들 High×Joker가 '진검 흰 깃털뽑기'였다는 검까!

​후유미 쥰​ : 그건 '흰 깃털의 화살을 뽑다'겠죠. 사정은 알겠습니다만 우리들이 도움이 될까요?

​아키야마 하야토​ : 그렇지. 악기라고 해도 우리들은 클래식 음악과 인연이 없어보이고.

​이세야 시키​ : 인연이 없슴까? 클래식 음악과 일렉기타를 지잉~~ 하고 조합하면 메가MAX 쿨할 것 같은데

​후유미 쥰​ : 현대에는 클래시컬 크로스오버라는 장르가 존재합니다만 악기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는 무리예요.

​와카자토 하루나​ : 그렇군. 도넛도 재료가 없으면 못 만든다는 건가.

​사카키 나츠키​ : …그건… 미묘하게… 다른…것 같은… 그래도… 베이스라거나… 드럼이라거나… 현대의 악기를… 옛날 작곡가들이라면… 어떻게 쓸지… 흥미… 있어…

​아키야마 하야토​ : 옛날 작곡가들이 현대 악기를? 아… 누구였지… 이름 까먹었는데 그 모차모차 하는 사람이 따다다단~~ 하고 기타 연주하는 것은 보고 싶어.

​카구라 레이​ : 혹시… 베토벤 말인가.

​아키야마 하야토​ : 아 그랬을지도~

​와카자토 하루나​ : 정답을 맞춘 레이 씨에게는 도넛을 프레젠트야!

​카구라 레이​ : 아… 고맙습니다… 나중에 먹겠습니다.

클래식 음악을 잘 아는 우리들만으로는 조금 어려운 방송이 될 우려가 있어 여러분의 힘을 빌리고자 찾아왔습니다. 연습 중에 죄송합니다.

​와카자토 하루나​ : 괜찮아 괜찮아. 연습이라 해놓고 이야기만 할 때도 있으니까. 그렇지 다들?

​이세야 시키​ : 당근임다! 클래식같은거 잘 모르지만 분위기 띄우는 거라면 기가맡겨달라임다!

​츠즈키 케이​ : 후후. 고마워. 그러면 어떻게 할까… 아, 그래. 여러분이 생각하는 담당 악기의 장점을 알려주겠니?

​사카키 나츠키​ : …악기의… 장점?

​츠즈키 케이​ : 너희들은 수많은 음의 알갱이 중에서 각자 다른 것을 골라서 연주하고 있지. 어째서 그 음과 가까이 하게 되었는지 알고 싶구나.

​와카자토 하루나​ : 그렇군요?

​후유미 쥰​ : 다들 무슨 말인지 아는건가.

​이세야 시키​ : 잘 알고 있다구여! 그 악기를 고른 이유라는 거져?

​사카키 나츠키​ : …이유…인가.

​아키야마 하야토​ : 저 인기있고 싶어서 밴드 시작했어요. 기타를 고른 것도 멋있으니까!

​카구라 레이​ : 인기있고 싶어서라니… 아키야마 씨.

​아키야마 하야토​ : 아니, 고등학생은 이런거라니까. 물론 그뿐만이 아니라 지금은 밴드가 즐겁고 진심으로 하고 있어. 인기도 폼만 잡는게 아니라 진지하게 하는게 멋있잖아.

​와카자토 하루나​ : 오?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구나, 하야토.

​아키야마 하야토​ : 헤헤헤… 생각만 하고 있고 아직 인기있는건 아니지만. 그런 뜻에서 기타를 고른건 제멋대로였지만 지금은 이 녀석이 없으면 진정되지 않다고 할까… 내 개성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어… 답이 됐을까요?

​츠즈키 케이​ : 응. 분명 하야토 씨는 그 기타를 만나야 했기 때문에 만나게 되었다고 생각해. 네 기타는 항상 즐겁게 노래하고 있으니까.

​아키야마 하야토​ : 와아아… 뭔가 쑥스러운데… 어, 다음은 쥰!

​후유미 쥰​ : 어, 지명하는 건가요? 제가 키보드를 치는 이유는… 그렇군요. 피아노 경험이 있으니까, 적재적소라고 할까요.

​카구라 레이​ : 확실히 후유미 씨의 키보드는 매우 안정감이 있고 듣기 쉽다. 이렇게 말하면 실례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악기를 연주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가?

​후유미 쥰​ : 그렇군요. 키보드는 다양한 음색을 연주할 수 있고. 다른 악기를 1부터 다시 배우는 것보다 자신의 경험을 살릴 수 있으니까요.

​사카키 나츠키​ :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쥰은 피아노도 키보드도 어울…리니까. 쥰의 소리… 가까이서 들을 수 있어서… 나는… 기뻐.

​후유미 쥰​ : 나츠키… 내 얘기는 됐으니까 자기 얘기를 해.

​사카키 나츠키​ : 내… 얘기… 어… 그러니까… 베이스에 대해서 말하면 되나… 나는… 베이스… 좋아해. 눈에 띄지 않지만… 굉장히 소중하고… 모두를 받쳐줘… 함께 소리를 만드는... 느낌이 들어서… 굉장히… 마음이… 춤춰.

​와카자토 하루나​ : 알지! 보컬이나 기타에 비해 주목받긴 어려운데 리듬 담당은 리듬 담당 나름대로 재밌지.

​츠즈키 케이​ : 하루나 씨는 왜 드럼을?

​와카자토 하루나​ : 악기 중에서 가장 도넛같은건 드럼이니까!

​후유미 쥰​ : 무슨 소리를 하시나요.

​이세야 시키​ : 역시… 농담이겠져.

​와카자토 하루나​ : 뭐. 그건 이유의 반이라고 할까. 나, 유급하기 싫어서 부활동에서 실적을 남기기 위해 밴드 시작한거잖아. 알바도 있고 해서 처음에는 그리 어려운 악기 하고 싶지 않았어.

​카구라 레이​ : 드럼에도 드럼 나름대로 어려움은 있다만, 뭐, 하고 싶은 말은 알겠다.

​와카자토 하루나​ : 그런 이유로 골랐는데 역시 모두와 연주하고 있으면 즐거워서 말야. 도넛도 닮았고. 지금은 드럼을 골라서 잘 됐다고 생각해.

​츠즈키 케이​ : 하루나 씨의 도넛을 향한 마음은 전해졌어.

​후유미 쥰​ : 도넛에 대한 마음밖에 전해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만…

​와카자토 하루나​ : 그렇지 않다니까! 내 드럼에 대한 사랑, 제대로 전해졌지?

​카구라 레이​ : 어… 그렇군요. 애착이 있다는건 알겠습니다. 여러분, 악기에 대한 생각을 얘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세야 시키​ : 잠깐잠깐잠깐!! 기다려여! 나 아무 얘기도 못 했다구여! 대답도 준비해서 쭈~~~~~~욱 기다렸는데 너무함다!

​사카키 나츠키​ : …어… 그래도…시키… 보컬이니까…

​이세야 시키​ : 그래두여! 보컬이라도 악기 얘기는 할 수 있슴다! 하모니카라거나 리코더라거나!

​와카자토 하루나​ : 오, 음악 수업 때 배우는거 말이지?

​이세야 시키​ : 그리고 마라카스랑 탬버린도 자신있슴다! 노래방에서 항상 보여준다구여! 그쳐, 레잇치?

​츠즈키 케이​ : 레이 씨, 시키 씨와 함께 노래방 간 적 있니?

​카구라 레이​ : 어… 네. 키자키 씨와 이세야와 셋이서.

​아키야마 하야토​ : 어? 좋겠다. 어떤 노래를 부르지. 나도 노래방 가고 싶어!

​츠즈키 케이​ : 후후… 그러면 지금 갈까?

​아키야마 하야토​ : 괜찮나요?

​후유미 쥰​ : 기쁘긴 한데 폐를 끼치는게 아닌가요?

​츠즈키 케이​ : 아니. 모두의 음을 접할 좋은 기회가 되고. 더 얘기해보고 싶으니까. 어떠니, 레이 씨?

​카구라 레이​ : 저는 상관없습니다.

​아키야마 하야토​ : 아싸!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카구라 레이​ : 그런데 츠즈키 씨, 방송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단지 High×Joker분들의 의견을 듣기만 했을 뿐 아무것도 정하지 않은 것 같은데

(하야토 : 다들 서둘러서 준비하자 / 쥰 : 전 이미 준비했어요. / 시키 : 쥰치 굉장함다! 저도 끝냈슴다! / 나츠키 : 나도… 됐어…)

​츠즈키 케이​ : 그거 말인데, 아까 쥰 씨가 말한 클래시컬 크로스오버에 도전해보는건 어떨까?

​카구라 레이​ : 클래시컬 크로스오버... 현대풍으로 어레인지한다는 뜻인가요?

​츠즈키 케이​ : 응. 형식만 강조하면 다들 긴장할테니까. 익숙한 악기와 사운드를 빌려 친숙하게 하는거야. 원곡에 대한 리스펙트를 소중히 하면서 어느 정도 어레인지할지가 중요하지만, 괜찮아. 우리들 둘이라면 고전을 소중히 하면서 새로운 음을 자아낼 수 있을거야.

(시키 : 남은게 있는건 하루낫치뿐이라구여. / 하루나 : 음식 가져가도 되겠지? 노래방에서는 도넛 먹고 싶을거잖아?)

​카구라 레이​ : 그렇군요. 우리들다우면서도 도전하는 보람이 있어보입니다. 작곡 능력은 츠즈키 씨의 발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만 지금까지 쌓아온 클래식 음악에 대한 지식을 살리면 편곡은 가능할 터.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키야마 하야토​ : 좋아, 퇴실 준비 완료! 기다리셨습니다!

​츠즈키 케이​ : 응. 그러면 갈까.

​이세야 시키​ : OK! 레잇치, 오랜만에 노래방이네여! 메가텐션MAX로 즐겨보는검다!

​카구라 레이​ : 메가텐션…MAX… 이세야처럼 즐기지는 못하지만 노력은 하지. 이 경험도 분명 프로그램에 살릴 수 있음이 틀림없으니까.

​이세야 시키​ : 오오? 활활 타고 있슴다! 질 수 없는검다! 자! 노래방으로 GO GO 임다!

​카구라 레이​ : 이… 이세야?

​아키야마 하야토​ : 어? 장소 아직 안 알려줬는데

​와카자토 하루나​ : 아~ 기운 넘치는구만.

​후유미 쥰​ : 시키 군도 참… 케이 씨, 시키 군이 레이 씨를 말려들게 해서 죄송합니다.

​츠즈키 케이​ : 후후.. 사과할 이유 없단다. 저런 교류도 레이 씨에게 소중해. 나와 둘만이라면 아무래도 세상이 좁아지니까. 다양한 악기로 구성된 콘체르토처럼 수많은 경험을 얻고 크게 성장해주기를 바라고 있단다.

 

(그리고 나 자신도, 한계를 덧칠해가자. 여기에서라면, 더 먼 곳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Altessimo로서, 앞으로 계속 나아가자. 아직 들은 적이 없는 음과 만나기 위해.)



<천상에 연주하는 음악>

 

​카구라 레이​ : 츠즈키 씨, 늦군. 오늘은 무슨 일이지. 미리 얘기해주면 좋을텐데.

(진동소리)

​카구라 레이​ : 전화… 프로듀서 씨한테서다. 여보세요. 아… 사무소에 스마트폰을 놓고 오다니, 츠즈키 씨답군.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하면 되는가. 방송 스탭에게서 전언. 츠즈키 씨가 벌써 현장에 들어갔다고? 정말인가? 알았다. 연락 감사하네. 그러면.

대충 30분 정도 있었는데. 츠즈키 씨로 보이는건 없었다. 스튜디오에 먼저 들어갔다는 것 솔직히 믿기는 어렵지만. 아니, 생각보다 먼저 행동이다. 이 눈으로 확인하자.

 

​카구라 레이​ : Altessimo의 대기실에는 아무 것도 없었지만, 츠즈키 씨니까. 가방 하나도 안 가지고 와도 이상하지 않지.

(피아노 소리)

​카구라 레이​ : 응? 이 소리는. 아…

​츠즈키 케이​ : 거기 있는건 레이 씨?

​카구라 레이​ : 안녕하세요, 츠즈키 씨. 연주를 멈추게 해서 죄송합니다. 방금 곡은…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군요.

​츠즈키 케이​ : 역시 레이 씨. 그 말대로야. 정확히는 '파가니니 대연습곡 제 3번 라 캄파넬라'. 파가니니는 그 기교야말로 악마에게 혼을 판 대가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바이올린에 타고나서 말이지. 그런 파가니니의 바이올린을 들은 리스트가 큰 충격을 받고 피아노의 기술을 갈고 닦았다고 해. 그리고 파가니니가 바이올린으로 연주한 곡을 피아노 독자적인 표현으로 편곡한게 파가니니 대연습곡. 6곡 중 3번째가 방금 들은 라 캄파넬라란다. 리스트와 파가니니의 관계는 우리들과 닮았을지도 모르겠구나. 레이 씨가 연주하는 곡은 항상 내 창작의욕을 새롭게 만들어 주니까.

​카구라 레이​ : 파가니니같은 전설적인 인물에 비유되다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이 피아노, 설마 지난 번에 방문한 콘서트 홀의?

​츠즈키 케이​ : 그래. 잘 기억하는구나. 교섭해서 촬영용으로 빌렸어. 잘 반입됐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빨리 왔는데… 일찍 일어나서 그런지 조금 졸립구나.

​카구라 레이​ : 녹화까지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시간이 되면 깨울테니 대기실에서 잠깐 눈을 붙이시죠.

​츠즈키 케이​ : 고마워. 그렇게 할게. 오늘 녹화, 열심히 하자꾸나.

​카구라 레이​ : 네. 잘 부탁드립니다.

 

​츠즈키 케이​ : 안녕하세요. Altessimo의 츠즈키 케이입니다.

​카구라 레이​ : 안녕하세요. Altessimo의 카구라 레이입니다. 오늘은 우리 둘이서 여러분을 클래식의 세계로 안내하겠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오래된 음악은 물론이고 현대니까 가능한 새로운 음악에도 도전합니다.

​츠즈키 케이​ : 그 마음가짐의 일환으로서 클래식을 가까이서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의 테마송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면 바로 들어주세요.

​[Attacca Scen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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